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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미국안보센터] 이성원 1개월차

  • 등록일 2016.04.05
Washington DC 소재의 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이하 CNAS)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성원입니다. 전임자(2015년 3~9월 근무) 지은평씨가 출국 전 행정절차에 대해 너무 상세하게 잘써주셨고(http://www.kf.or.kr/?menuno=3397), 저희 기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는 KF에서 정확히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에(http://www.kf.or.kr/?menuno=3399) 저는 최대한 실제 경험을 살려 제가 느낀 바와 이후에 오실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중심으로 남기겠습니다.


1. 정착 준비

- 출국전: 2월에 시작하는 대부분의 싱크탱크인턴십과는 달리 CNAS는 서류상으로 3월 1일에 시작하여 8월 31일에 종료됩니다. KF 송년회나 기타 행사를 통해 출국전에 만난 CSIS 및 WWICS 분들이 한달 먼저 도착하시므로 정착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임시거처: 저는 다행히도 가장 친한 친구가 DC 소재의 존스홉킨스 SAIS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서 임시 거처를 정하지 않고 출국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직접 와서 집을 구하는게 상책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craigslist 등을 통해 섣불리 결정내리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저도 원래 1주일 정도만 신세를 지려했는데 집구하는게 그렇게 만만치 않음을 깨닫고 1주일을 더 있었습니다. 친구한테는 술을 샀습니다.

- 집찾기: 저는 도착 후 apartmentguide.com, apartmentfinder.com 등의 사이트에서 제 우선순위에 맞추서 조건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후보군을 추렸고, 후보군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법한 3곳을 정하여 직접 방문해봤습니다. 실제로 가보면 새로운 장단점이 보입니다. 가령, 가장 싸고 괜찮아보였던 아파트는 퀘퀘한 냄새가 진동을 했고, 동네는 우범지역이었습니다. 싼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출국전에 후보군을 정하고 오자마자 발품을 팔면 시간을 아낄 수 있겠습니다.

- 개인취향: 저는 딱히 도시생활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또 학부때 이미 미국에서 4년 간 기숙사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이제는 스튜디오에 살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집을 구할때도 통근거리나 저렴함보다는 한적함과 독립성을 우선순위로 뒀고, 결국 DC 근교의 Virginia내 Pentagon City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회사에서는 지하철+도보로 정확히 30분 걸립니다 (어차피 DC내에서 집을 구해도 집값이 비싸서 버스타거나 걸어서 30분 거리에 살게 될 확률이 높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상당히 쾌적하고 제가 좋아하는 강아지가 많은 동네입니다.

- 핸드폰: 핸드폰은 한국에서 쓰던 iPhone을 쓰고있습니다. AT&T에서 SIM카드만 바꿔서 Pre-paid로 한달에 세 후 50불 정도 냅니다. Pre-paid 데이타를 소진하면 인터넷이 엄청 느려지므로, 가능하면 평소에 Wi-Fi를 애용하시기 바랍니다.

- 가구장만: Furnished Apartment를 구할 수 있으면 물론 좋겠지만, 저는 구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IKEA에서 가구를 샀는데 이게 또 보통 고역이 아닙니다. DC를 가운데 두고 IKEA 2곳이 40Km정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어디로 가든 대중교통으로는 많은 짐을 옮길 수 없습니다. 차가 있거나 Zipcar 멤버십이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한번에 옮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IKEA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 후, IKEA에서 Uber나 Lyft를 불러서 물품 적재 후 이동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Uber는 가입시 첫 ride에 $15를 제하여 주고, Lyft는 가입시 첫 10회의 ride에 $5를 제하여 주므로, IKEA나 공항 등 장거리 이동 시에는 Uber 1st ride가 나을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다 해서 초기 가구/생필품/식재료 구입에 $500~$700 정도 들었습니다.


2. 생활

- 교통: DC의 대중교통은 악명이 높습니다. 비위생적이고 비효율적이고 비규칙적이므로, 참을성이 약하신 분은 회사 지근거리에 거처를 마련하실 것을 권유드립니다. 버스는 만차가 되면 더이상 승객을 태우지 않고, 지하철은 노선마다 차이가 있으나 통상 10분에 1대, 주말에는 30분에 1대만 운행하며 갑자기 열차운행을 중단하니 하차하라고 하거나 아예 전 노선을 닫아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얘기에 의하면 DC 지하철 전체를 6개월 동안 폐쇄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다음 보고서에서는 이사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달만 살아도 한국도시철도공사가 달리보일겁니다.

- 물가: 얼마전에 DC의 물가가 전미 통틀어 가장 높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따로 지원받지 않는다면 근검절약은 필수입니다.

- 식사: 물가가 비싼만큼 식비에도 신경을 쓰게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침은 회사에 있는 견과류, 곡물바, 과일 등으로 해결합니다. 점심은 간단히 싸가거나 회사나 외부 행사 후 남은 음식으로 해결합니다 (대부분의 학생/인턴이 이런 기회를 놓지지 않습니다.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저녁은 퇴근 후 차려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저도 주말에는 친구들과 외식도 하고 그럽니다.

- 뉴욕: DC에서 뉴욕까지는 버스로 4시간 정도 걸립니다. 미리 예매하면 $40~50에 왕복버스표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뉴욕 일대에 친구나 친지가 있으신 분은 가볼만 할 것 같습니다.

- 여가: DC는 미국의 수도답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유명한 기념관이나 박물관도 많고, 매년 이맘때면 벚꽃축제가 열립니다. 6개월 동안 있다보니 천천히 즐기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분위기: DC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자면 뉴욕처럼 부산하고 코스모폴리탄한 동시에 캘리포니아처럼 사람들이 살갑다는 느낌이 듭니다. 외교가와 정치기관이 밀집되어 있고 고위 공직자, 여피(Yuppie)족, 빈곤층 등 다양한 색깔의 인간상이 혼재한 곳입니다.


3. 업무

- 출국전: 출국 1주일 전쯤에는 CNAS Asia-Pacific Security Program의 Program Coordinator로부터 첫출근 날짜에 대한 통보를 받습니다. 저는 3월 3일 목요일에 첫출근을 명 받았습니다.

- CNAS: CNAS는 작은 조직입니다. 총원이 40명을 조금 웃돕니다. 따라서 각 인원은 연구와 CNAS 조직업무를 동시에 합니다. 가령 중동팀 Intern은 중동관련 개인연구와 CNAS 인턴 업무를, 중동팀 Director는 중동관련 개인연구와 CNAS project funding을 유치하는 업무를 합니다. 모두가 연구원이라는 점에서는 수평적인 조직임에 분명하지만, 대부분의 full-time junior researcher가 예전에 CNAS intern이었다는 점에서 현 intern과 junior researcher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석사학위를 소지한 인턴으로서 그 사이에서 얼마나 중심을 잘 잡는가가 초기 정착의 관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업무내용: 업무내용은 크게 연구보조와 행정업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연구보조는 말 그대로 소속된 팀(저 같은 경우는 asia-pacific security team)에서 Director, 박사급 연구원, 석사급 연구원*이 진행하는 연구를 보조하는 것입니다. 데이터 정리부터 회의 녹음 및 속기 등 다양한 보조를 행하게 됩니다. 행정업무는 인턴으로서 행하는 업무로, 하루동안 front desk에서 전화받기, 출퇴근 시 사무실 정리하기, 행사 시 음료 준비 등이 포함됩니다.

   *FYI: 통상 미국 싱크탱크의 직급체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CEO/President(대표) -> Director/Chair(부서장) -> Senior Fellow/Senior Researcher(박사급연구원) -> Research Associate(석사급연구원) -> Research Assistant/Researcher(일반연구원) -> Intern(인턴)

- 연구내용: 연구는 개인 또는 팀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대개 각 부서의 굵직굵직한 연구프로젝트는 director나 박사급연구원의 주도로 이루어집니다. 개인 연구는 주로 각종 온라인 잡지나 신문에 기고하는 "op-ed"로 나타납니다. 타 싱크탱크처럼 장기적인 개인 프로젝트 하나를 정해놓고 매진하기보다는 소속부서의 연구를 보조하는 동시에 개인자격의 기고를 많이 하는 편이고, 그러한 인적 infrastructure가 잘 갖추어진 조직이 CNAS입니다. 제 director께서는 제가 부서 연구에서도 최대한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장려해주셔서 기고 외에도 짧은 논고를 공동저술하기도 합니다.

- 하루일과: 저는 07:30에 집에서 출발하여 08:00에 회사 도착 후 08:20까지 커피만들기, 냉장고채우기, 식기정리 등을 하고 09:00까지 인터넷신문을 스크랩하여 우리 부서 사람들에게 전송합니다. Front desk duty가 없는 날은 개인 연구를 합니다. 행사가 있으면 참가자의 명찰을 인쇄해서 준비하고 회의실에 음료 등을 비치합니다. 행사 20분 전에는 1층 lobby로 내려가 손님들을 올려보냅니다 (본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전용카드로 찍어줘야 작동합니다. 첫출근 시 이걸 몰라서 당황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Asia-pacific security team은 행사가 많은 부서라 평균적으로 하루 1개의 행사는 있다고 봐야합니다. 18:00에 사무실을 정리하고 문을 닫고 귀가하면 19:00쯤 됩니다.

- 참고사항: 6개월 간의 장기적인 연구를 주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에게 CNAS는 최고의 환경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선발 후 준비과정 중에 CNAS로부터 DS-7002 Training/Internship Plan이라는 문서를 받게 되는데 해당 문서에 기재된 업무를 예상하고 오시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writing portfolio를 만들고 싶고, "인턴"다운 대우와 잡무를 감당할 자신이 있는 분에게는 최고의 환경입니다.


첫 보고서인만큼 최대한 초기 단계에 실용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다음 달에는 연구와 관련된 내용을 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